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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8월 25일
![]() 하지만, 걷다 보면 알게 된다, 대로가 대로가 아니라는 것을. 언뜻 일방통행로가 눈앞에 턱하니 펼쳐져 있는 것 같지만, 가다 보면 미로 투성이에 지뢰가 곳곳에 깔려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 사실도 잠시 갸우뚱하는 정도, 금방 잊고서 가던 길을 걸어가든지, 아니면 애써 지우개로 지우고 나서, 걸어갈 수밖에 없다. 이부록의 전시에서, 바로 그런 길을 엿볼 수 있다. 길은 길이로되, 흥미롭고도 당연하게도, 도로다. 오로지 전진만 할 수 있지, 후진은 못하는 길, 이곳의 주인공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자동차다. 그런데, 자동차는 온데간데없고, 덩그러니 유령처럼 회전하는 평면만이 남아있다. 평면에 갇힌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은 고사하고, 길 끝에 길이 된 사람 형상마저 괴괴하다. 마치 교통사고를 당해서, 육체가 갈기갈기 찢긴 것처럼, 머리 몸통 팔다리 할 것 없이 ‘체계적으로’ 조각나 버렸다. 어쩌면, 조각난 게 아니라, 반대로 그렇게 조립된 것일지도 모른다. 자동차와 도로를 잇는 개발의, 도시의, 자본의 흔적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람이야말로 그런 것들이 스쳐 지나가는 통로에 불과한 게 아닐까. 즉 길이 길이 되도록 하는 존재로 전락한 게 아닐까. 마치 평면퍼즐을 맞출 때 통로 역할을 하는 ‘빈칸의 존재’처럼. <월간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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