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는 진보적인 사람도 보수적인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입니다. 정부부처 중에서도,더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치로부터 가장 자율적인 정책을 펴는 곳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문화관광부가 정치적 편가르기에 앞장서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상식과 비상식의 대립을, 좌우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정부부처의 주요 수장이 교체되는 것은 한국정치의 지금 수준에서는 충분히 예상되는 일입니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려면, 우선문화예술행정의 능력 차이를 드러내 보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의견 수렴과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정책의 보편적 우위를무기로 설득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문화행정은 어떤 연구나 의견수렴은 물론 합리적인 대안도 제시되기 전에, 먼저 내쫒고우선 폐쇄하는 것에 급급해하고 있습니다. 대안이 없고 목표만 있는 것 같습니다. 정책은 없고 증오만 있는 것 같습니다. 법은구실이 되고, 제도는 폭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의해임,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면직에 대한 태도와 견해는 달랐을지언정, 정말 그것이 합리적인 사유에 의해 이루어졌다고믿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한 나라의 정부인데, 기관장 해임의 구실치고는 안쓰러울 정도로 졸렬합니다. 그런데이렇게 수치심을 주고 모독하는 정치가 어떤 재앙을 가져오고 있습니까?
문제의 본질은 정부가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것이아니라,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날에는 용산참사 현장에 경찰이투입되었습니다. 같은 날 황지우 총장의 사표가 수리되었습니다. 법 집행의 형식이 그 진의를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권력남용이 도를넘었습니다. 법과 질서가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인지, 정부가 거울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과 그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정권의 강박적인마녀사냥이라는 점에서, 공권력이 같은 욕망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만은 지적되어야할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다른 전임대통령들과는 다른 그의 유다른 부패 때문이었다고, 검찰 자신은 믿었을까요? 그렇게 믿고 싶었거나, 그렇게 믿는 척했거나, 그렇게 믿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정치적 조급성과 히스테릭한 편견은 단순한 진실 앞에 눈을 멀게 합니다.이제 우리 예술인은 이러한 희생과 복수의 정치를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비록 있을 수 없는 비극을통해서이지만, 이제 지난 10년이 ‘민주화’의 시대였다는 것을 선선히 인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 속도와 수준에 대한평가가 다를지라도, 크게 보면 예술계를 포함한 사회전반은 민주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근처에 가기도 어색했던 문화관광부가 10여년만에 공청회도 열고 정책계획도 내놓는 곳이 되었습니다. 대관전시가 주류를 이루었던 문예회관 대신에,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문화예술위원회가 되었습니다. 대안공간과 국제비엔날레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습니다. 10여 년 전 관학주의가 주도한한국미술과 지금의 혈기왕성한 한국미술 사이에는 ‘민주화’의 큰 변화, 자유의 신장이 있습니다. 제도의 힘에 의존했던 예술권력이작품의 수준에 의존한 권위로 조금씩 대체되어 왔습니다. 이미 이러한 변화에 익숙해져 10년 전의 상황이 어땠는지 오히려잊어버리고 말았고, 그만큼 10년 전으로의 회귀는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인사미술공간은 작은 기관이었지만 한국현대미술의 치열한 실험장이었습니다. 그러던 곳이 어느 날 갑자기 황량한 철거현장처럼 변해버렸습니다. ‘저널 볼’은 폐간되었고 백지숙 관장은 사퇴했습니다. 이제 인사미술공간 기능을 아르코미술관으로이전하고, 인사미술공간은 공모제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렇게라도 되면 불행 중 다행입니다. 그런데 인미공의 기능을 아르코미술관이흡수하기로 결정한지 불과 3주 후에, 이제는 아르코미술관을 복합문화센터로 바꾸겠다는 장관지시가 내려졌습니다. (5월 22일자언론보도) 이제 이 결정이 또 어떻게 번복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30년이 넘은 한국 최초의 공립 미술관의 존폐를 손바닥뒤집듯이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화의 위기상황입니다.
그토록 품격을 외치던 정부에서, 나라의 문화를 공식 대표하는장관 자신이 부적절한 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가 보인 일련의 돌출 행동이 단순히 스타일의 문제이기를바랐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사태는 이러한 일말의 바람을 일축했습니다. 전면적인 표적감사 끝에, 한국예술종합학교 통섭교육사업과서사창작과, 이론과를 폐지, 축소하라는 어이없는 결과가 통보되었습니다. 아르코 미술관은 ‘종합예술’센터로 바꾸고, 한예종의‘통섭’은 반대한다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도 않습니다. 통섭교육에 반대하는 교육을 시키고 종합예술센터로 보내겠다는 것인지요?더구나 이는 기본적으로 교육권에 속하는 것이지 정부가 행정감사의 결과로 통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문화행정의 일관성은물론, 행정의 원칙과 행정 자체가 실종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유인촌 장관은, 산하기관의 대표이자 우리나라의 중요한 시인,미술평론가, 큐레이터, 문화이론가, 화가의 품위를 오히려 땅에 떨어트렸습니다.
문화행정은 실종된 대신,감찰활동은 독재시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참여정부기간에 국고 지원을 받았던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펼쳐지고 있습니다. 지원에 인색하고 간섭에 능하며, 심지어 공포를 주는 문화부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문화부장관의 퇴진이 모든것을 일거에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정책의 기조를 바꾸고, 부드럽고 공정한 문광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는있습니다.
미술계 안에서도 견해차이가 있습니다. 때로 반목하기도하고 침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10년 동안의민주화가 크게 후퇴하는 상황에서, 작은 차이와 이해관계는 넘어서야하겠습니다. 서로 좋아도 만나고 싫어도 만납시다. 나아가 문학,음악, 영화, 연극, 예술교육, 예술 관련 학계, 관련 공무원에게도 제안합니다. 장관 한사람이 ‘지휘’하는 문광부는 미술계만의문제일 수 없습니다. ‘상상력에 자유를!’ 연대서명운동을 통해 권위적 문화행정을 종식시키고, 위기에 처한 예술의 자율성을,상상력의 자유를 회복해 나갑시다.
아래 1차 서명한 미술인은 ‘상상력에 자유를!’이란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현 정부에 요구합니다. 이 문화예술운동과연대서명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고, 문화예술의 자유가 확고히 보장되는 날까지 확대될 것입니다.
1. 아르코미술관과 인사미술공간은 더욱 발전시켜야합니다.
1.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즉각 중단해야합니다.
1. 문화예술 정책전반을 재검토하고 이를 공론에 부쳐야합니다.
1. 문화예술의 자율성을 위기에 빠트린 유인촌 장관은 스스로 물러나야합니다.
1,2,3,4차 서명인 총 544명 (6월 12일 오후 1시 현재)
강동형 강소영 강수미 강영희 강유미 강윤주 강은미 강은수 강지윤 강현우 강홍구 강희원 고락준 고상석 고승범 고승욱 고영준 고원석 고정현 고창수 고한나 공성훈 곽은숙 구민자 구성연 구예나 구이진 구자홍 구장훈 구정화 권경환 권기봉 권순관 권순정 권오현 권자연 권정민 권정혜 권주연 권진 권혁수 금혜원 기진호 길예경 김가빈 김건태 김건희 김경란 김경미 김기수 김기용 김나래 김노암 김대중 김도명 김동석 김두하 김목인 김미영 김미화 김민경1 김민경2 김민지1 김민지2 김범 김범준 김보민 김보형 김부철 김상돈 김상우 김선영 김선옥 김성열 김성희 김세진 김소라 김소영 김송희 김수덕 김아미 김여진 김영기 김영수 김영옥 김영욱 김영은 김영진 김왕주 김용익 김운성 김월식 김유인 김윤경 김윤정 김윤호 김은영 김이정 김인숙 김자움 김장언 김재경 김재원 김재환 김정렬 김정복 김정선 김정표 김정향 김종길 김종범 김주리 김주현 김지선1김지선2김지애 김지연1김지연2김지연3 김지영 김진주 김진하 김진희 김청진 김태균 김태헌 김평화 김학량 김한조 김해심 김현지1김현지2 김현진 김형섭 김형순 김호경 김홍석 김홍섭 김화섭 김화용 김효정 김효진 김희숙 김희영 나미경 나상선 남예림 남학현 남화연 노순택 노연정 노재운 노충현 노희진 두 눈 라종민 류병학 류성훈 맹정환 문명기 문성식 문승용 문영민 문지원 문혜진 민병훈 민영순 민운기 민정기 민혜영 박건웅 박경린 박경옥 박길선 박만용 박문경 박병래 박보나 박봉구 박상혁 박서현 박선영 박선정 박세진 박소현 박수현 박신의 박영균 박영선 박영택 박용석 박유리 박윤정 박은선 박은정1박은정2 박응주 박재영 박정원 박정훈 박주하 박준범 박중현 박지은 박지혜 박진아 박진영 박진호 박찬미 박찬상 박찬응 박찬훈 박해윤 박훈 반이정 방정아 방혜진 배미정 배은아 배인혜 배재휘 배종헌 배현정 백곤 백기영 백기은 백승기 백창현 변가영 변현주 서고운 서수경 서영아 서원석 서준호 성남훈 성완경 성지은 손경환 손모아 손문상 손민아 손준호 손혜민 송기만 송상희 송수정 송예나 송희정 신난희 신미라 신보슬 신승빈 신영미 신원정 신윤선 신진환 신현정 신혜성 신혜영 심점희 안가영 안강현 안경수 안규철 안기영 안민재 안병학 안소현 안승주 안지미 안현숙 양성윤 양숙현 양시호 양아치 양연화 양원모 양유연 양재광 양지윤 양철모 양혜규 양혜진 엄유정 여소정 여혜진 염중호 예가원 오동권 오문섭 오사라 오재우 오재욱 오형근 옥수연 옥정호 용해숙 우병일 우신희 우정인 우한나 원지연 유리나 유미아 유승덕 유은주 유재훈 유주연 유혜정 육영혜 윤동희 윤미미 윤보라 윤정미 윤주경 윤주희 윤지원 윤지은 윤한솔 윤향로 윤현아 윤현옥 윤현중 윤형민 윤혜원 윤희숙 이강우 이경 이경은 이경희 이광진 이기언 이기정 이나바마이 이다 이대범 이동근 이동현 이명성 이명진 이명훈 이문규 이문주 이미연 이민선 이민정 이민혁 이병권 이병재 이병한 이병호 이부록 이상주 이상현 이섬 이성휘 이수성 이수영 이수진 이슬비 이승택 이신혜 이아름 이여운 이영기 이영일 이예주 이우연 이원석 이원정 이원철 이윤엽 이윤영 이윤주 이은우 이은주 이은하 이은호 이재헌 이재환 이정민 이정윤 이정현 이제 이종구 이주원 이주형 이주희 이준복 이준희 이지선1 이지선2 이지아 이지영 이지원 이지은 이진솔 이채영 이태용 이현민 이현주 이혜연 이호은 이호인 이화영 이화진 이희욱 임경용 임고은 임국화 임민욱 임성필 임성희 임소담 임양희 임옥상 임정희 임지영 임흥순 장경호 장병국 장석준 장승연 장승주 장아람 장용석 장유정 장유진 장종관 장주희 장준호 장지아 장한섬 장혜진 장희진 전나영 전미영 전병준 전수현 전아형 전영희 전용석 전지향 전지혜 전채강 정덕영 정두리 정서영 정석우 정석준 정수미 정아람 정원기 정원철 정윤기 정윤석 정은영 정의 정인종 정재호 정정엽 정직성 정헌이 정혜정 정혜진 정화성 정회린 정희정 조건영 조민호 조선령 조성희 조습 조은비 조은지 조종헌 조지은 조해준 조혜루 조화연 주성은 주승완 주재환 주호민 주황 주희란 진기종 진시우 진효선 차재민 창파 채정묘 최경주 최경태 최규성 최금수 최민화 최범 최빛나 최선영 최선임 최선희 최송화 최수정 최원선 최원준 최은경 최주연 최진욱 최태만 최향모 최홍규 추은희 하명수 하영호 하인선 하인영 한군철 한상혁 한우리 한재현 한해숙 함양아 함영희 허대찬 허윤희 현시원 호경윤 홍남경 홍성담 홍성민 홍철기 홍현숙 황세준 황연주 Frederic Houvert FredericMichon Hans D. Christ Jimi Kim Kees Reedijk Stella Kim SvenLütticken Taey Iohe(태이,영국)



